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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정보

일본이 원조가 아니었던 음식 TO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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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에서 유입된 음식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보다는
자국민의 입맛과 문화에 맞게 적절히 변형하는 것이야말로
창조적인 음식이 탄생하는 계기가 될 수 있죠.

그러나 특정 음식에서 모티브를 받아 변형돼 생겨났다 해도
그 음식의 원조가 될 순 없을 텐데요,

이런 사례를 일본 음식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그동안 일본이 최초로 알려져 있었지만,
알고보니 일본이 원조가 아니었던 음식 TOP3를 알아보겠습니다.

3위 돈가스 - 포크커틀릿, 슈니첼

입에 넣자마자 바삭한 식감과 풍부한 육즙이 느껴지는 돈가스!

한국인 중에 돈가스를 소울푸드로 꼽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만큼
인기 음식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
국내에서 돈가스가 최초로 판매되기 시작한 때는
1930~1940년대 일제강점기 시대
입니다.

'돈가스'라는 이름 역시 '돈카츠'라는 일본어에서 유래됐듯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돈가스가
일본에서 최초로 탄생했다고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사실 그 시작은 서양 음식의 일종인
'포크 커틀릿''슈니첼'
이 먼저라고 합니다.

전통적인 슈니첼의 경우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 돈가스보다는 짜고 기름진 편이며,
고기를 펴서 만드는 한국식 왕돈가스에 비해서도 두께가 매우 얇다는데요,

이 오스트리아 슈니첼이 영어권 국가로 수출되면서
'포크 커틀릿' 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두께가 조금 더 두꺼워졌습니다.



이어 19세기 일본인들이 메이지유신 이후
서구 문명을 닥치는 대로 받아들이고 소화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커틀릿'이 일본으로 유입됐고,

돼지 돈자에 '커틀릿'의 일본식 발음 '가츠레츠' 혹은 '가쓰레스'가 붙여지면서
지금의 돈카츠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것
이죠.

우리나라에서 돈가스라고 부르게 된 것은 커틀릿이라는 본래 명칭을 알지 못한 채
일본식 발음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어 지금까지 사용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죠.



물론 일본 돈가스는 서양식 커틀릿이나 슈니첼과는 다르게 고기가 매우 두껍고,
기름을 얇게 둘러 부치는 게 아닌 기름에 넣어 튀기는 차별화 된 조리 방식
을 갖고 있고,

서양식 커틀릿이 레몬즙만을 뿌려 먹는 것과 달리
우스터 소스를 끼얹어 먹는 등 일부 차이점이 존재하긴 하지만
돼지고기에 빵가루를 입혀 튀기거나 부쳐 먹는 음식 '돈가스'가
일본이 원조는 아니라는 점, 알아두면 좋겠네요.

개인적으로는 일본어에서 유래된 돈가스라는 이름 역시
커틀릿이나 다른 이름으로 바뀌면 좋겠지만,
왠지 돈가스의 거친 표면과 바삭한 식감에는
'돈까스'로 발음되는 돈가스 만한 이름이 없는 것 같긴 하네요.

2위 야키니쿠 - 불고기

굽다라는 의미의 '야키'와 고기라는 뜻의 '니쿠'가 합해져
'구운 고기'라는 뜻을 지닌 이름의 야키니쿠.

일본 오사카 지역의 '츠루하시'에 가면 야키니쿠 타운이 존재,
일본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방문하여 맛있는 야키니쿠를 배가 터지도록 먹고 와야
차비가 아깝지 않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역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는데요,

이처럼 인기가 많은 일식이라면 국내에서도 초밥이나 돈가스처럼 인기를 끌 법한데,
국내에서 야키니쿠의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야키니쿠가 재일동포들에 의해
불고기에서 유래됐기 때문
인데요,

일본은 원래 1800년대 후반 메이지유신 전까지
무려 1000년 넘게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먹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국 불고기처럼 구워서 먹는 습관은 예전부터 존재하지도 않았거니와,
소의 내장은 쓰레기로 여겨 전부 버리는 경우가 대다수였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육식과 관련한 식문화가 현전히 발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재일동포들이 한국에서 먹었던 그 맛을
일본에서 그대로 재현한 아키니쿠 음식점을 개점하기 시작,
이제까지 일본 음식 문화에 없었던 구워서 먹는 불고기 문화를 장착시킨 셈
이죠.



물론, 야키니쿠와 불고기에 차이점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구운 고기를 쌈장이나 된장에 찍어
마늘, 고추와 함께 상추에 싸 먹는 쌈 문화가 발달한 것과 달리
일본은 고기를 구워서 '다래'라는 양념장에 찍어 먹는다는데요,

다래 양념장은 한국에 없는 방식으로
현재 야키니쿠를 즐기는 표준이 되어있다
고 하네요.

아울러, 갈비, 로스, 혀, 얼굴살, 뱃살, 대창, 위 등
각 부위별로 고기를 주문하는 세분화된 메뉴 역시 우리와는 조금 다릅니다.



그렇다고 한국의 불고기가 야키니쿠로 변모했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데,
일부 일본인들의 경우 야키니쿠가 불고기에서 유래된 게 아닌,
우리의 불고기가 야키니쿠의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본 방송국 NHK에서 제작한 야니니쿠에 대한 다큐멘터리에서는
"야키니쿠는 한국 문화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패전 후
일본이 낳은 음식 문화이다
"라는 코멘트가 등장해
한때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요,

더욱이 야키니쿠 역시 일본 음식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해외로 퍼지면서
한국의 불고기와 일본의 야키니쿠가 완전한 별개의 음식으로 공존하는 등
한국인으로서 껄끄러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또한, 맛칼럼니스트로 유명한 황교익이
고대부터 한국의 음식명 짓기 원칙을 살펴보면
'재료+조리법'이므로, '조리방법+재료'로 이름이 붙여진 '불고기'
일본 기원이라고 주장
,
또 한 차례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는데,

야키니쿠 관련 논문을 쓴 일본 국립민족학박물관 교수 아사쿠라 토시오가
"2차세계대전 이후 재일 한국인이 시작하여
1960~1980년 사이에 전국적으로 퍼졌다"며 논란을 일축했죠.

게다가 일본 현지 음식점에서도 한식 스타일임을 강조할수록 더 잘 팔린다는 점 역시
불고기가 원조라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1위 타코야키 - 애블레스키버

우리나라는 호떡, 붕어빵, 떡볶이 등
거리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간식 문화도 활발하게 발달해 있죠.

여기에 언제부턴가 '타코야키'가 합류하며
길거리 음식의 다양화에 한몫하고 있습니다.

겨울철 호호 불어서 한입에 쏙 넣어 씹으면 탱글탱글한 문어맛이 일품이고,
은은한 가쓰오부시 향이 입안을 즐겁게 만듭니다.



항간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1936년, 일본 오사카의 행상이 처음으로 개발했고,
현재는 일본 여행 시 반드시 먹어야 하는 명물 음식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는데요,

우리가 길거리에서 접하는 타코야키 노점에 뜻모를 일본어가 적혀있고,
타코야키라는 음식 이름 역시 일본어라는 점에서
타코야키가 일식이라는 사실에 의문을 품은 적은 없었는데,
사실 원조가 따로 있다
고 합니다.

타코야키의 원형은 북유럽 전통 음식인
덴마크식 팬케이크 '애블레스키버'라고 하는데요,

생김새도 생김새지만 조리 과정을 살펴보면
타코야키가 저절로 떠오를 만큼 비슷합니다.



애블레스키버 역시 원형 틀에 밀가루 반죽을 채워 넣고,
기다란 꼬치를 활용하여 익기 시작한 반죽을 둥글게 돌려주는데요,

이 모습 타코야키를 주문하고 거리에서 기다릴 때 많이들 보셨죠?

한 가지 다른 점은 타코야키는 밀가루 반죽 안에 주 재료인 문어가 들어있고
그 위에 가쓰오부시를 뿌려 먹지만,

애블레스키버는 동그란 빵 안에 아무것도 넣지 않고
반죽이 다 구워지면 빵 위에 라즈베리 잼과 설탕을 뿌려 먹는다
고 하네요.



이 애블레스키버가 일본에 상륙한 시점은 19세기 후반
메이지유신 때로 전해집니다.

당시 일본은 일찍이 항구를 개방해 세계 각국의 신문물을 받아들였고,
이 과정에서 자국만의 특징을 접목시킨 소위 '아류작'을 여럿 만들었다고 하죠.
타코야키도 그중 하나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애블레스키버에서 영감을 얻은 타코야키가
본격적으로 일본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시기는 1936년으로,

엔도 우메키치라는 행상인이 당시 인근 효고현에
아카시야키라는 낙지가 들어간 풀빵을 참고,

오사카 지역에서 풀빵 안에 쇠힘줄(스지)을 넣은
'라디오야키'라는 음식을 개발하면서부터
라고 합니다.



이후 쇠힘줄이 문어로 자연스럽게 바뀌면서
현재의 타코야키로 완성되었다고 하네요.

조리 과정만 비슷할 뿐 재료와 맛은 확연히 다르다는 점에서
타코야키가 일본 음식이 아니라고는 하지 못하겠지만,

적어도 덴마크 전통 음식에서 영감을 받아
타코야키가 탄생했다
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최근 한 유튜버가 우리나라 김치볶음밥이 원래 일본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역풍을 맞기도 했죠.

2014년에는 일식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돼
이미지메이킹을 참 잘한다는 반응을 자아내기도 했는데,

뭐, 외국 음식을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변형하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겠지만
적어도 '원조'라고 우길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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