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감 아닌데 톱스타 제치고 엔딩무대에 섰다 논란에 오른 가수들

공연이나 프로그램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엔딩 무대는 
보통 핫한 인기 가수에게 주어지기 마련이죠. 

이렇다 보니 종종 가수들끼리 서로 엔딩 무대를 차지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자존심 싸움을 벌이기도 하는데요. 

개중에는 누가 봐도 엔딩감이 아닌데
엔딩 무대에 섰다 논란에 오른 가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엔딩감 아닌데 톱스타 제치고 엔딩무대에 섰다 
논란에 오른 가수들을 알아보겠습니다. 

<문희준>

1세대 아이돌의 시초이자 90년대 중후반
전국민적인 반향을 일으킬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5인조 보이그룹 H.O.T. 

그러나 2000년 약 5년여 간의 그룹 활동이 종료되며 해체를 맞게 됐고 
이후 멤버 강타를 시작으로 문희준, jtL까지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는데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지만
H.O.T. 멤버들의 기세는 해체 이후에도 여전했습니다. 

특히 SM에 잔류해 솔로로 컴백한 문희준의 경우  
이례적으로 KBS에서 컴백 스페셜 방송을 편셩해줄 만큼 
엄청난 기대감을 한몸에 받기도 했죠. 

하지만 H.O.T.의 부재는 곧 다른 그룹으로 메워졌습니다. 

신비주의 컨셉을 유지하던 H.O.T와 달리 
육아 리얼리티 <육아일기> 를 통해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온 god였는데요.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에 이어 <거짓말> 까지 초대박을 치며 
국민 아이돌로 자리잡은 god의 인기는 90년대 H.O.T.의 인기에 견줄만 했고, 
바로 이 지점에서 껄끄러운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때는 2001년 문희준이 첫 솔로 앨범을 들고 컴백한 시기였는데요,  

당시 100만장이 넘는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며 
누가 봐도 대세 그룹임이 확실했던 god와 문희준이 
한 가요 프로그램에서 만나게 됐고, 
프로그램 PD는 늘 그랬듯 인기 그룹인 god를 엔딩 무대에 배치했다고 합니다. 

이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문희준과 문희준 매니저 측은  
곧장 PD에게 불만을 토로했다는데요,  

수년이 지나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god 멤버 김태우와 만난 문희준은 당시를 회상하며  
"엔딩을 뺏기면 이수만 선생님께 혼난다" 
"엔딩에 안 서면 힘이 없어진 걸 아니까 너무 슬프더라"며 
엔딩에 욕심을 부렸던 이유를 고백했습니다. 

그룹 활동 내내 엔딩무대를 독차지하다 
후배 가수에게 이를 양보해야 하는 현실이 
조금 쓰리기도 하겠지만 현실은 직시해야 할 터. 

그러나 문희준과 SM 관계자 측은 끝끝내 고집을 굽히지 않았고 
무려 2시간 가량의 전화통화 끝에 무대를 사수, 
문희준의 희망대로 엔딩에 오를 수 있었다고 합니다. 

god 입장에서는 선배 가수의 엔딩 고집에 황당할 만도 한데, 
김태우는 "당시 PD가 찾아와 우리에게 괜찮냐고 물었다.  
우리는 엔딩이 뭐가 중요하냐며 상관 없다고 했다"고 털어놔 
엔딩에 집착하는 문희준과 SM 관계자들을 머쓱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슈퍼주니어>

엔딩 무대를 향한 가수들 간의 보이지 않는 기싸움은 
1세대에 이어 2세대에서도 이어졌는데요 

주인공은 슈퍼주니어와 빅뱅이었습니다 

두 그룹 사이에서 벌어진 껄끄러운 싸움이 세간에 알려진 건 
2009년 서울에서 개최된 <아시아송 페스티벌>에 출연했던 
대만 가수 '루오즈샹'이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슈퍼주니어와 빅뱅 사이의 오묘한 다툼을 목격했다"고 밝히면서부터였는데요 

당시 '아송페' 엔딩무대의 주인공은 
<거짓말> <하루하루>로 연타석 히트를 치며 
한국 최고의 보이그룹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빅뱅이었죠. 

하지만 슈퍼주니어도 <sorry sorry>로 기세가 좋던 상황,
슈퍼주니어는 빅뱅의 바로 직전 순서에서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이어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엔딩 무대에 올라 히트곡을 열창한 빅뱅. 

여기까지는 당초 기획대로 슈퍼주니어, 빅뱅 무대가 원활하게 진행됐으나 
빅뱅 무대가 종료된 이후 이상한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바로 직전에 무대를 마치고 들어간 슈퍼주니어가 다시 무대에 올라 
<갈증>이라는 곡을 선보이며 엔딩을 가져간 것인데요, 

당시 상황을 목격했다는 루오즈샹은 
"빅뱅 공연이 끝난 뒤 슈퍼주니어가 한 번 더 등장하자 
빅뱅은 분노를 표출하며 콘서트장을 떠났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빅뱅은 물론 같은 소속사였던 2ne1 역시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엔딩 교체에 분노한 탓인지 중간에 공연장을 떠났고 
팬들 역시 분노와 짜증을 표출하며 공연장을 대거 이탈, 

슈퍼주니어는 관객 일부가 빠져나가는 혼란 속에서 
엔딩 무대를 마쳐야 했다는데요 

추후 더해진 증언에 따르면 리허설 당시에도 
슈퍼주니어는 <갈증> 무대를 선보이지 않았기에 
공연 진행 중간에 SM과 행사 주최측 사이에 
모종의 협의가 있었던 건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이 제기되기 시작했죠.  

엔딩을 뺏었다, 아니다로 논란이 과열되자 
슈퍼주니어 팬들은 "빅뱅이 지각해서 슈주가 땜빵 무대를 선 것"이라고 
멤버들을 두둔하는 주장을 지속했지만, 
정황상 빅뱅이 지각하기는 어려웠던 상황. 

추후 공연 큐시트가 공개되며 SM측의 뻔뻔함이 밝혀졌습니다. 

당초 빅뱅이 엔딩 무대로 정해졌음에도 YG와 빅뱅 멤버들 모르게  
슈퍼주니어의 엔딩으로 교체된 정황이 포착된 것인데요, 

SM의 남다른 엔딩 사랑(?)에 
"추하다" "애잔하다"는 반응이 빗발치기도 했습니다.   

<엑소>

이처럼 상당히 깊은 유서를 자랑하는 SM의 엔딩 고집에 
번번히 피해자가 발생하는 상황. 

이번 피해자는 2018년 누적 앨범판매량 1천만장, 
유튜브 조회수 1억뷰, 미국 타임지 커버장식, UN 연설에 
심지어 빌보드차트 1위까지 차지하며 한국 아이돌로서 
무수한 새 역사를 써내려간 방탄소년단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2018년 당시에도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말그대로 '넘사벽' 수준이었는데요. 

이미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그룹으로 발돋움한 만큼  
국내 모든 가요 시상식에서의 대상 수상은 방탄소년단이 따논 당상이었고, 
실제로 모든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죠. 

하지만 희한한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대상 가수의 고정 루트와도 같은 엔딩 무대에 
방탄소년단이 단 한 번도 오르지 못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진 것인데요,  

BTS를 대신해 엔딩 무대를 차지한 그룹은 엑소였습니다. 

실제로 MBC, SBS는 
출연자 전원이 함께 오르는 무대를 제외한 사실상의 엔딩 무대에  
약속이나 한듯 엑소를 세워 시청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죠. 

물론 엑소 역시 2018년 한 해 유의미한 인기를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객관적으로 봐도 방탄소년단이 이룬 기록과는 비교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방송사는 대형기획사 SM의 메인 그룹인 엑소를  
엔딩 무대에 올리며 또 한 번 엔딩을 고집하는 SM의 입김을 실감케했는데요, 

여기에 더해 MBC의 경우 SM 소속 가수인 윤아, 민호를 MC로 세우고  
방송 중간 SM 소속 가수인 동방신기의 
데뷔 15주년 스페셜 스테이지를 준비하는가 하면 
가수들의 콜라보 무대 역시 SM 아티스트 곡으로 채우며 
"SM으로 시작해서 SM으로 끝났다"는 반응을 자아냈습니다.  

시청률이 중요한 방송사 입장에서는 
대형 팬덤을 가진 유명 기획사의 요구에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지만 
세계적인 기록을 세운 BTS를 단순 참가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취급을 하는 모습은 납득하기 어려웠죠. 

한편 KBS의 경우 뒷말이 나올 것을 예상했는지 
의외의 인물을 엔딩 무대로 세우며 비난을 피해갔는데요 

KBS가 선택한 인물은 방탄소년단도 엑소도 아닌 원로가수 김연자!  

김연자의 '아모르파티' 로 막을 내린 KBS 가요대축제는 
진정한 축제의 장이라는 평가와 함께 호평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모두를 공평하고 차별없이 대하는 '공정'은 
근래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입니다. 

앞장서서 공정성을 강조하고 몸소 실천해야 할 방송사들이 
대형 기획사의 요구에 부응하며 그 가치를 흔드는 모습, 
어떻게 봐야 할까요?  

소속 가수의 처우 개선을 위해 물심양면 노력하는 건 마땅한 일지만 
이 때문에 애먼 피해 가수들이 속출하는 건 
또 다른 이름의 갑질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