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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정보

온 국민을 오싹하게 만들었던 한국 괴담 TO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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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단 두 문장으로 
온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던 만큼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화장실 괴담!

괴이하거나 무서운 이야기를 흔히 '괴담'이라 하는데, 
비록 사실 여부를 알 수 없고 진짜인지 확인조차 할 수 없지만  
일반적인 귀신 이야기와는 달리 꽤나 디테일한 스토리로 
우리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곤 했는데요. 

오늘은 한때 사실보다 더 사실 같은 내용으로 
<온 국민을 오싹하게 했던 한국 괴담 TOP4>를 알아보겠습니다. 

TOP 4. 빨간마스크 괴담

90년대 당시 아이들을 집돌이로 만들었다는 
초유의 공포 괴담, 빨간 마스크를 기억하시나요?  

빨간 마스크 괴담은 1970년대 말 
일본의 도시전설 이야기 중 하나인 '입 찢어진 여자'로부터 시작돼 
1980년대 초반 포항, 부산을 중심으로 한 경남 지방에서 대대적으로 유행한 바 있습니다. 

이야기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길을 가던 한 어린아이에게 빨간 마스크를 쓴 여성이 다가와 
"내가 예쁘니?"라고 물은 후 아이가 "예" 또는 "아니오"라고 
대답하는 즉시 마스크를 벗고 귀까지 찢어진 자신의 입을 보여주며 
상대 어린이의 입도 잔인하게 찢는다는,  
지금 들으면 이게 끝인가 싶을 만큼 기승전결이 모호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빨간 마스크 뒤에 숨은 입이 찢어진 여자의 
공포스러운 이미지는 어린아이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기 충분했죠.  

그렇게 곧 경남 지방을 넘어 90년대 초반
전라도 지역으로까지 확산돼 그야말로 '전국구' 괴담으로 자리 잡게 되었는데요.  

한 가지 특이한 점은 90년대 도시 괴담이 2000년대 초반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대부분 자취를 감췄지만,  
빨간 마스크 괴담만은 2000년대 초반까지 그 기세가 상당했다는 점입니다.  

당시 포항에 빨간 마스크를 낀 여성이 출몰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를 소재로 한 동화책과 만화책이 2004년 6월부터 8월 사이에만 
15권이 발간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정도였는데요.  

게다가 인기에 힘입어 인터넷에서는 빨간 마스크에 대한 
다양한 변종 이야기까지 돌기 시작했습니다.  

빨간 마스크는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2층 이상 못 올라간다던지, 
빨간 마스크는 원래 흰색이었지만 피에 젖어 빨간색이 됐다거나  
빨간 마스크에게 한자 '물 수(水)'자를 보여주면 
도망간다는 등 창의적인 변종 에피소드가 줄을 이었다고 하네요. 

이에 유행에 관해서 "당대 어린이를 상대로 한 범죄의 극성으로 
아이들이 늦게까지 나가 놀지 못하게 하려는 부모의 불안심리가 반영됐다"는 
흥미로운 관점이 제시되기도 했는데요.   

그저 공포스럽고 자극적인 이미지로 각인된 괴담에 
이런 배경이 숨어 있을 수 있다니 참 신기하네요. 

TOP 3. 자유로 귀신 괴담  

언제부턴가 뜸해졌지만 예전에는 여름만 되면 
연예인들이 서로가 아는 무서운 이야기를 공유하거나, 
연예인을 상대로 공포 체험을 하게 만드는 이른바 
'납량특집'이 안방극장을 통해 끊임없이 방영되었죠.  

이번에 소개해 드릴 괴담은 이 같은 여름 특집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이 사실감 있게 전하며 유명세를 탄 괴담입니다.  


바로 서울과 경기도 파주를 잇는 
자유로에서 발견된다는 '자유로 귀신' 괴담인데요. 

자유로 귀신 괴담은 지난 2007년 방송에서 
방송인 탁재훈이 소개하면서 화제가 되었죠. 

당시 탁재훈은 "한밤중에 자유로를 운전하고 가다 보면 
도로 한쪽에서 선글라스를 쓴 채 차를 태워달라고 하는 여성이 있다"며  
"멀리서 보면 선글라스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가 유심히 보면 
선글라스가 아니라 안구가 없어 선글라스를 쓴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사실감 있는 묘사로 시청자들의 공포감을 자아냈다고 합니다.  

특히, 자유로 괴담이 조명을 받은 데엔 탁재훈 이외에도 
박희진, 박신혜 등 여러 연예인이 자신도 자유로를 지나다 
비슷한 형상을 보았다고 앞다퉈 경험담을 고백했기 때문인데요.  

목격자들이 전하는 세부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눈이 뚫려 있는 20대 여성'이라는 특징이 모두 같다는 점에서 
자유로 귀신이 정말 실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죠. 

이에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급속도로 확산되던 자유로 괴담에 
급기야 한 케이블 프로그램에서는 퇴마사를 동원해서 
자유로 귀신의 정체를 밝히는 특집 회차를 기획하기도 했는데요. 

당시 출연한 퇴마사는 실제 자유로 부근에 가서 
귀신과 대화를 시도한 뒤 "자유로 인근에서 목이 졸려 죽음을 당한 
20대 초반의 여성이 있다"면서 "시체가 부패해 얼굴이 뭉개졌다"라고 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게다가 "이 여자는 2002년 자유로 부근에서 발견됐으며 
범인인 40대 초반의 남자는 2005년 정도에 붙잡혔다"라고 말해 
숱한 목격자를 낳은 자유로 귀신 괴담이 사실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렸는데요. 

그러나 일각에서는 자유로 일대에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자주 유발될 정도로 안개가 워낙 많이 끼는 탓에 
운전자의 착시에 의한 형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자유로 괴담을 코믹 일화로 변모시킨 카더라도 있는데요. 

남편 혹은 남자 친구의 차를 타고 가다 싸움이 나 
홧김에 차에서 내린 여성이 눈물을 흘리다 눈 화장이 번진 상태에서 
히치하이킹을 하던 장면을 귀신으로 오인했을 수도 있다는 
나름 그럴듯한 괴담의 전말이 떠돌기도 했죠.  

사실 여부는 시간이 지나도 알 수 없겠지만, 
캄캄한 밤 인적이 드문 고속도로에서 안구 없는 귀신을 본다면 어떨지 정말 아찔하네요. 

TOP 2. 김민지 괴담  

대부분의 공포 괴담은 괴담과 관련한 실체가 없어 
소문만 무성하기 마련이지만, 이 괴담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던 
물건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공포심을 배가한 바 있습니다.  

바로, 괴한에 의해 납치된 뒤 토막 살해된 
딸의 영혼을 기리기 위해 동전과 지폐에 딸을 암시하는 그림을 
그려 넣었다는 '김민지 괴담' 혹은 '김민지 토막살인 사건'인데요. 

1990년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이 괴담은 
무엇보다 피해자의 실명과 피해자 아버지의 직업 등이 
구체적으로 거론되며 당시 순진무구한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정말 사실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냈을 만큼 높은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괴담의 내용인즉슨, '한국 조폐공사' 사장의 딸 김민지 양이 
납치된 후 토막 살해를 당했고 끝내 범인이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조폐공사 사장이 딸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그 흔적을 새겨 넣었다는 내용인데요. 

각 화폐별로 김민지의 흔적이 하나씩 숨겨져 있습니다. 
10원 동전에는 다보탑 밑면의 조형물 속 '김'이라는 글자가, 
50원 동전에는 벼 잎의 모양에 범행 당시 쓰였던 흉기인 '낫'이 그려져 있는데요.  

지역마다 세부 내용이  조금 다른데, 
일부 지역에서는 벼 잎의 모양이 아닌 벼의 개수가 김민지의 나이라는 소문도 있었죠. 

100원 동전에는 이순신의 초상화를 거꾸로 보면 
수염 모양이 사지가 달린 몸통처럼 보이며,  
500원짜리 동전에는 학의 다리가 꽁꽁 묶인 모습이 
범행 당시 김민지의 팔을 형상화했다는,  
지금 들어보면 이보다 더 심한 끼워 맞추기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 만큼의 디테일을 자랑합니다.  

김민지 괴담에 사용된 화폐는 동전뿐만이 아닌데요. 
신권으로 바뀌기 전의 천 원짜리 구권 지폐에는 
아래쪽에 작은 글씨로 민지의 'min'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고, 
5천 원짜리 지폐에서는 김민지의 무덤 비석이, 
만 원 지폐에는 뒷면에 민지의 '지(知)'라는 한자가 숨겨져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죠. 

괴담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김민지와 관련된 
화폐 속 시그널을 모두 찾아낼 경우 귀신이 사지를 찢어 죽인다는 
무시무시한 소문도 나돌았습니다. 

그 소문의 파급력이 어찌나 컸던지 실제 한국 조폐공사에서는 
김민지 괴담이 유언비어라는 공식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는데요. 

조폐공사 측의 해명이 없었다면 신권 지폐와 관련해서도 
이와 비슷한 괴담이 생겨나지 않았을까 싶네요.  

TOP 1. 인신매매 괴담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한국 괴담은 사실 '괴담'이라기보다는 
괴담의 탈을 쓴 현대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역설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데요. 
타인의 장기나 여성의 몸을 노리는 무시무시한 인신매매 괴담입니다.  

가장 유명한 인신매매 괴담을 꼽자면 길 잃은 노인이 
도움을 청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데요. 

길을 가다 한 노인이 무거운 짐을 들어달라며 도움을 청하고 
이에 응하면 노인이 고맙다는 인사로 음료를 주는데,
이 음료를 마시면 정신을 잃고 장기가 적출된 채 버려진다는 오싹한 이야기죠.   

이밖에도 시내버스를 타고 가던 한 여고생에게 한 할머니가 시비를 걸고,  
이에 화가 난 여고생이 신경질적으로 대응하자 
할머니가 버스에서 내려서 싸우자고 유인,  
여고생이 버스에서 내리려는 찰나 한 승객이 
여고생을 내리지 못하게 말리면 버스 차창 밖에서 
아쉬운 표정으로 여고생을 보며 한 봉고차에 올라타는 
할머니의 모습이 보인다는 사실적이고도 영화 같은 구성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 같은 인신매매 괴담이 더 무서운 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할 법한 상황에서 납치돼 장기를 적출당하거나, 
여성의 경우 사창가에 팔아넘겨진다는 사실적인 구성 때문인데요. 

헌데, 괴담의 사실성이 단지 괴담을 최초로 기획한 사람이 잘 만들어 낸 덕분일까요?  

2020년 현재에는 그 심각성이 다소 주춤하다고는 하나, 
80~90년대만 해도 인신매매는 사회적으로 큰 문제였다고 합니다.  

1990년대 초반 경찰에서 진행한 범죄와의 전쟁에서 
조직폭력배들의 기반이었던 사창가에 대한 일체 검문이 있었는데요. 
당시 수색을 포기하고 있었던 여성 실종자들의 대부분이 
해당 검문에서 확인돼 구조되는 충격적인 뉴스가 보도됐다고 합니다.  

또한, 국가정보원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국내 인신매매뿐 아니라 국제 인신매매 조직의 시장권 안에 있어 
바지선 노역 인력으로 끌려가거나 장기 밀매에 연루되는 등 
관련 사건에 노출될 위험이 적지 않다는데요. 

그렇다고 과거에 국한된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불과 5년 전인 2015년에는 10대 고아 청소년들에게 
물건 배달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알선해주겠다며 꼬신 후 
숙소를 마련해준 뒤 도망가지 못하게 계속 감시하면서 
장기 적출 시기만 엿보고 있던 장기밀매 조직 12명이 검거돼 
단순 괴담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의 충격과 공포를 유발하기도 했는데요. 

앞선 세 이야기가 뚜렷한 근거가 없는 민담에 불과하다면 
인신매매 괴담은 사실에 근거했다는 점이 듣는 이의 더 깊은 몰입감을 자아내는 것 같습니다.  

허무맹랑하게 지어낸 이야기에 불과한 괴담이 있는 한편, 
실제 비슷한 사건이 벌어진 괴담도 있었다니 간담이 서늘해지는데요. 

괴담에 관련한 당대 사회상을 살펴보니,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두려워하던 공포의 대상이 
괴담 소재로 재탄생해 구전으로 널리 퍼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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