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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정보

아무리 뉴스라지만 선 넘었던 실험 TO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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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고자  
각 방송사의 뉴스 프로그램에서는  
사회, 경제 전반에 걸친 다양한 이슈에 관해 보도합니다.  

그 과정에서 보도 목적과 방식이 호도된 괴이한 실험으로  
시청자의 뭇매를 맞은 뉴스들이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아무리 뉴스라지만 선 넘었던 실험 TOP3>를 알아 보겠습니다. 

3위 신뢰도 실험  

'이웃사촌'이라는 단어가 널리 쓰일 만큼  
과거에는 이웃 가정과의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다르죠.  

옆집, 앞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모르는 건 고사하고  
낯선 사람과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기도 꺼려집니다.  

횡행한 범죄 사고 소식이 앞다퉈 보도되는 상황에서  
이웃, 타인에 대한 신뢰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SBS <8시 뉴스>에서는 이같은 현실이 안타까웠는지  
'사회에서 배려의 기본인 신뢰가 부족하다는 내용'을 지적하기 위해 
이웃들을 대상으로 한 신뢰도 실험을 감행,  
잘못된 상황 설정과 근거 없는 추론으로 시청자들의 비난 직격탄을 받아야 했습니다. 

2015년 SBS 뉴스는 연중 기획 
'배려, 대한민국을 바꿉니다'라는 캠페인 시리즈 중 하나로,  
남을 믿지 못하면 친절을 베풀거나 
신뢰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을 전달하기 위한 기사를 기획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우리 사회에서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꼬집고자  
기자가 직접 자신이 3년 동안 거주 중인 아파트에서  
이웃 주민들에게 공구를 빌리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기자가 문을 두드린 54가구 가운데 21곳에서 인기척이 있었고,  

이중 절반이 넘는 13가구가 문을 열어주지 않았으며 
"심지어 경비실에 신고한 주민도 있었다"며 
기자는 이웃에 대한 신뢰 부족을 지적했는데요,  

이어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하며  
"급속한 산업화, 도시화로 우리 사회가 익명 사회가 되면서  
타인에 대한 경계감과 불신이 커졌다"면서  
"이웃에 대한 믿음 회복이 배려의 출발점"이라는 
나름 따뜻한 멘트로 뉴스는 마무리됐죠.  

그러나 보도가 나간 직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는 한바탕 뒤집어졌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낯선 남성이 갑자기 집에 찾아와  
드라이버나 망치 등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공구'를 빌려달라고 하는 실험의 설정 자체가  
공감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속출한 것인데요, 

또한, 3년 동안 해당 기자가 다른 이웃들과 얼마나 안면을 트고 지냈는지 알 수 없고,  
문을 열어주지 않은 건 신뢰가 아닌 안전의 문제라는 지적도 이어졌죠.  

더욱이 기자가 문을 두드린 가구 중 인기척이 있던 가구는 고작 21곳에 불과했고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가구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고 해서  
과연 사회 전체에 신뢰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낼 수 있는 건지 
'표본 부족'에 대한 의견도 많았습니다.  

신뢰, 배려 등 무형의 가치를 뉴스로 전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닌 건 알지만, 
충분한 고민 없이 단편적인 실험을 기획한 건 
경솔하다는 반응을 자아내기 충분한 것 같네요.  

2위 PC방 전기 끊기  

아마 오늘 제목만 보고  
이 뉴스 실험을 가장 먼저 떠올린 분들 많을 것 같은데요,  

2011년 MBC <뉴스데스크>에서 진행된 이른바 게임 폭력성 실험 사건입니다.  

당시 10대 청소년들의 컴퓨터 게임 중독 양상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며,  
게임 속 캐릭터를 파괴하고 죽이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거치다  
실제 생활에서의 공격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었습니다.  

학부모는 물론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역시 생각해 볼 만한 사안이기에 
뉴스 소재로서의 타당성은 문제 없어 보이지만,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들의 폭력성을 
강조하기 위한 뉴스데스크의 실험 방법은  
두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려울 정도였는데요,  

당시 뉴스데스크는 총으로 상대방을 쏴 죽이거나 칼로 찌르고 베는  
잔인한 전투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이 게임을 실제로 따라한 동영상이 인터넷에 자주 올라오고 있다고 보도, 

이어 폭력 게임을 하고 난 뒤 
실제 아이들의 공격성이 두드러지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  
한 PC방에서 아이들이 컴퓨터 게임에 한참 몰입해 있는 가운데  
강제로 컴퓨터의 전원을 모두 내리는 황당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모든 상황을 관찰 카메라로 담은 해당 기자는  
"순간적인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곳곳에서 욕설과 함께 격한 반응이 터져나온다"면서  
"폭력 게임의 주인공처럼 난폭하게 변해버린 것"이라고 보도했는데요,  

감정 억제 조절 능력이 다소 부족한 10대 청소년 뿐만 아니라  
일반 성인 역시 무언가에 한참 몰두하고 있는 와중에 정전이 되면  
누구나 분노가 치밀지 않을까요? 

뉴스데스크 측의 무논리 억지 실험에 시청자들은  
"공중파 방송에서 미리 결과를 내고 비논리적인 실험을 한 것은 잘못"이라며 
"기자님이 기사를 다 썼는데 누가 컴퓨터를 끄면 
화가 나겠냐 안 나겠냐"며 격한 반응을 내비쳤습니다. 

급기야 해당 PC방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폭력적인 내용의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는 증거도 없고,  
당시 게임이 아니라 업무 중이거나 
과제 중인 사람이 있을 수 있었다는 비판도 제기됐죠.  

논란이 일자 MBC 측은  
"당시 실험 대상이었던 이용자들의 PC방 이용료를 모두 보상하고,  
실험 종료 후 자세한 설명을 건네 별다른 불만은 없었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사전 설명도, 피실험자의 동의도 없는 상태에서  
전기를 끊어버리는 무리수 실험을 자행한 
뉴스데스크를 향한 비난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결국 방통위로부터 비객관적이고 작위적인 실험 결과를  
게임의 폭력성과 직접 연관지어 
단정적으로 보도했다는 이유로 경고 조치를 받아야 했습니다. 

1위 남자화장실 몰래카메라 설치  

지난 몇 년 사이 여자화장실 내부에 설치된 몰래카메라 관련 소식이 연이어 보도되며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낸 바 있습니다.  

이에 몰카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정부가 공중 화장실을 상시 점검하고,  
변형 카메라 판매를 규제하는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 제출되는 등 
몰카 설치에 관한 사회적 민감도가 그 어느 때 보다 큰 상황인데요,  

방송사 JTBC에서는 몰카로 인한 여러 문제가 거론되는 와중에  
화장실에 직접 몰카를 설치하는 무리수 실험으로 시청자들의 비난을 산 바 있습니다. 

지난 2017년 4월 <JTBC 뉴스룸>에서는 
'볼일 뒤 30초 손 씻기, 얼마나 지킬까?'라는 주제로  
시민들의 손 씻기 행태에 관한 뉴스를 보도했는데요,  

손을 씻지 않아 어떤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지는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여실히 깨달은 만큼 
당시에도 꼭 필요한 주제의 보도인 것만은 확실하지만,  

보도 방식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 됐습니다.  

이날 방송에서는 유치원 아이들의 손 씻는 장면에 이어  
한 지하철역 남자 화장실 내부가 등장했는데요, 

화장실 영상은 세면대를 중심으로 촬영되었고, 모자이크 처리를 하긴 했으나  
해당 화장실을 이용하는 남성 시민들이 볼일을 보는 뒷모습을 그대로 내보냈습니다.  

이어 "용변을 본 뒤 그대로 나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멘트와 함께 
용변을 보고 있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클로즈업까지 한 <JTBC 뉴스룸>.  

시민들의 허락 없이 세면대에 
카메라를 몰래 설치한 것만으로도 놀라운데,  
볼일을 보는 모습을 여과 없이 
내보낸 데 대해 네티즌들은 곧 '인권 침해'라며 
"시민들의 동의 없이 촬영된 것은 
몰래카메라와 다를 바 없다"고 강하게 비판하기 시작했는데요,  

논란이 거세지자 JTBC 측은 해당 장면은 몰래 촬영된 것이 아니라  
시민단체 '화장실문화시민연대'와 협조해 
지하철역사의 동의를 구하고 10분간 진행된 것이라고 해명하며  
"손씻기 습관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공익 차원에서 진행된 촬영이며  
이를 선정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지만,  

아무리 공익 목적이라 해도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농후한 
몰카 보도에 관한 비난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공익 목적의 뉴스는 사실 관계를 정확히 전달하고,  
특정 세력에 편향되지 않는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뉴스 기획 의도에 짜맞춘 억지 실험은 시청자의 눈 밖에 나  
결국 뉴스의 핵심 가치라고 할 수 있는 신뢰도를 잃을 수 있다는 점,  
명심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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