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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정보

잘돼서 베꼈는데 폭망한 프로그램 TOP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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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화제성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소위 대박 예능 프로그램이 탄생하면
유사 장르나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적당히 변주하여 색다른 재미를 유발하면 좋은데,
간혹 아이템부터 구성까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그대로 베낀 뒤
성공작과 비교만 당하다 종영의 길을 걷는 프로그램도 적지 않은데요.

오늘은 잘되는 예능 베꼈는데
폭망한 프로그램 TOP4를 알아보겠습니다.


4위 하트시그널 -> 혼자 왔어요

청춘 남녀들의 리얼한 감정 교류를 통해
설레는 연애 감정을 대리만족 할 수 있는 연애 프로그램은
그간 수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짝짓기 포맷에 '추리'라는 색다른 재미를 더한
채널A의 '하트시그널'은 한 단계 진화된 연애 프로그램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종편 채널이라는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2%대 시청률을 기록,
올해 어느덧 시즌3 방영을 앞두고 있는데요.


그 인기를 증명하듯 시즌1 방송 후 정확히 한 달 뒤에 포맷부터 구성까지
매우 유사한 프로그램이 KBS를 통해 방영되며 한 차례 논란이 불거졌었습니다. 

바로 여행 관찰 프로그램을 표방한 '혼자 왔어요'입니다.

하트시그널은 '시그널하우스'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일반인 출연자들이 함께 생활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과거 애정촌에서 함께 생활하는 SBS '짝'이 생각나는 대목이지만,
여기에 연예인 및 정신과전문의 등으로 구성된 패널들이
VCR을 감상하며 이들의 심리와 마음을 추리하고 분석하는 재미가 더해져
프로그램의 아이덴티티를 공고히 한 바 있죠. 

<혼자 왔어요>는 하트시그널과 달리 '여행'에 포커스를 맞춘 것 같지만,
20대 청춘 남녀 6명이 일본 오키나와로 3일간 여행을 떠나
서로를 향한 연애 감정을 키운다는 점에서
하트시그널과의 유사성을 피하긴 어려웠는데요.


더욱이, 하트시그널과 마찬가지로 스튜디오에 자리한 MC들이
이들의 영상을 보며 대화를 나눈다는 점 역시 매우 비슷했습니다.

다른 점이라면 출연자들이 직접 스튜디오에 출연해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후일담을 나누는 점 뿐이었는데요.

결국 방영 직후 하트시그널 판박이라는 냉담한 반응을 자아낸 <혼자 왔어요>는
파일럿 편성 한 회만에 혹평을 면치 못하며 정규 편성에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3위 진짜사나이 -> 근무중 이상무

<진짜 사나이>는 2013년 첫 방송을 시작으로
평균 시청률 10% 내외의 안정적인 수치를 기록하며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굳건히 지켰는데요

연예인들의 군생활이라는 획기적인 포맷을 예능에 차용한
소위 '직업 예능'의 최초의 사례
국내 예능 프로그램 저변을 넓히는 데 일조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었죠.


<진짜 사나이>의 성공 이후 경쟁 방송사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군인'이라는 <진짜 사나이>의 핵심 키워드만 다른 직업으로 바꿔
유사 직업 예능 프로그램들을 속속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시작에는 KBS '근무 중 이상무'가 있습니다.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유명인들이
실제 군부대에서 현역 장병들과 함께 생활하고 훈련받는 모습을
비교적 리얼하게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자아낸 MBC '진짜 사나이'.


진짜 사나이가 첫선을 보인 2013년 겨울 방영된 <근무 중 이상무>는
5명의 연예인들이 중앙경찰학교에 입교해 경찰 교육을 받은 뒤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려내는 예능으로,

'군인'이 '경찰'로 변경된 것만 제외하면
프로그램 구성이 거의 빼다 박은 수준입니다.


물론 군인과 경찰의 훈련, 교육 방식이 다른 만큼
프로그램 상에서 유발되는 재미에도 차이가 있겠지만,
제작진들의 깊은 고민 없이 진짜 사나이의 인기에 편승해
급조된 프로그램 아니냐는 신랄한 비판을 피할 순 없었죠.

최초의 경찰 예능 프로그램으로 야심차게 선보인 <근무 중 이상무>.

시청률은 4~6%대로 처참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진사' 아류작이라는 비난을 극복하지 못한채
3부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종영됐습니다.


2위 프로듀스 101 -> 더유닛

2016년 일반인이 아닌 아이돌 연습생만을 대상으로 한
이색적인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이 탄생하며
다시금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열풍이 불었습니다.

프로그램을 향한 관심은 곧 높은 시청률로 이어졌고
케이블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최고 시청률 4.4%를 기록,
화제성 측면에서는 동시즌에 방영되던 프로그램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기도 했죠.


2017년에는 남자 아이돌 연습생들을 대상으로 한 시즌 2까지 방영하며
전국민을 프로듀서로 만들 기세였던 프로듀스 101.

시즌 2가 종영되자마자 KBS에서는 공영 방송사라는 위엄도 내려놓은 채
프로듀스101과 아주 흡사한 구성의 아류작을 선보이며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바로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인데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일반인 참가자들이 출연하는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유명 기획사에서부터
이름 없는 중소 기획사까지 소속 불문, 아이돌 데뷔를 위해
연습 생활을 하는 101명의 소녀들을 경쟁시켜 걸그룹을 제작한다는
다소 잔인한 프로그램 포맷인 <프로듀스 101>.

굳이 따지자면 <프로듀스 101>과
<더유닛>의 차이점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프로듀스101에는 데뷔 경험이 전무한 연습생들이 출연한 반면
더유닛은 이미 데뷔한 아이돌 중 실패한 아이돌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재데뷔 기회를 준다는 점이 다른데요. 
 


그러나 프로듀스101이 없었다면
기획되지 않았을 프로그램임은 분명하다는 잔혹한 평가와 함께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 노하우를 가진
Mnet 특유의 빠르고 재치있는 편집과 비교되는
다소 느슨한 구성과 연출이 매회 이어지면서 화제몰이에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더욱이 대국민 문자 투표를 통해 최종 멤버를 선정한다는 점은
이미 프로듀스101에서 두 번이나 본 구성으로
색다른 재미나 긴장감을 느끼기엔 역부족이었죠.

프로듀스101으로 결성된 워너원, 아이오아이 모두
기존 아이돌을 위협할 만큼의 인기를 누린 것과 달리
더유닛으로 결성된 유닛 그룹(유니티)은 데뷔와 동시에 초라하게 사라져야 했습니다.


1위 도시어부 -> 전설의 빅피쉬

그동안 낚시를 필두로한 예능 프로그램은 전무했기에
700만에 달하는 전국 낚시광들로부터 뜨거운 호평을 자아낸 <도시어부>
안정적인 시청률을 바탕으로
낚시를 모르는 시청자들에게까지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시청률 역시 종편 채널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평균 3%에 가까운 수치를
2017년부터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도시어부로 한 차례 검증된 낚시 예능의 성공 가능성.


지난해 SBS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예계 낚시 드림팀이 전 세계를 누비며
'빅 피쉬' 그랜드 슬램에 도전한다는
나름 야심찬 의도의 프로그램 '전설의 빅피쉬'를 선보이며
낚시 예능 인기에 편승을 시도한 바 있습니다.

연예계 소문난 낚시 덕후 이경규와 이덕화를 진행자로 내세워
매회 새로운 게스트를 초대하여 낚시를 즐기고
직접 잡은 물고기로 해먹는 요리와 먹방을 보여주는
낚시 전문 예능 프로그램 <도시어부>.


낚시라는 특정 취미에 국한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남녀노소 불문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자아내는 비결에는

특정 어종을 낚아 크기 혹은 무게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우열을 가리는 게임 형식의 예능 요소와
최신 인터넷 밈을 적절히 활용한 제작진의 편집 센스를 꼽을 수 있을 텐데요.


<도시어부>가 매회 새로운 게스트를 초대하는 것과 달리
<전설의 빅피쉬>는 낚시광 이태곤을 중심으로
연예인 낚시팀을 꾸려 대어를 낚는다는 데 차별점이 존재하지만,

깊은 고민 없이 <도시어부>로부터 소재만 따온 허술한 프로그램은
곧 시청자들의 혹평을 받게 됐죠.

낚시에 필요한 매듭법, 캐스팅 등에 관한 지나치게 자세한 설명은 지루하다는 평을,
실제 바다나 강이 아닌 양어장에서 대어를 낚는 모습에는 실망감을 자아냈고
4회 방영 내내 도시어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부족한 완성도와 '노잼' 지적을 받으며
결국 정규 편성은 불발되고 말았습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듯 기존의 것을 재가공하고 발전시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인데요.

그러나 앞서 살펴본 아류작들이
과연 '새로운' 재미를 창조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시청률 쫓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잘 된 프로그램을
여기 조금, 저기 조금 바꿔 너도 나도 베끼는 행태는
결국 한국 예능 전반의 퇴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명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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