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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정보

한글을 배우고 있는 나라 TO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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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기록을 지니고 있는 세계 유일한 문자,  
자음 19개, 모음 21개로 세상의 거의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문자.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의 한글이 창제된지도  
벌써 천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한글 창제의 목적과 원리를 다루고 있는 훈민정음해례본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을 만큼  
한글은 인류 최고의 지적 유산으로 통하기도 하는데요. 

누구나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한글은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도 쓰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한글을 배우고 있는 나라 TOP3를 알아보겠습니다. 

TOP3. 볼리비아 아이마라부족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의 남부 고지,  
현재의 페루와 볼리비아의 티티카카호 주변 지역에 거주하는 원주민 아이마라부족.  

우리나라와는 아무런 접점도, 공통점도 없을 것 같은  
이 먼 나라의 작은 부족이 우리 나라의 한글을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2009년, 최초의 인디언 출신 볼리비아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가 취임하며  
인디언 권익 옹호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는 가운데,  

스페인어 알파벳으로 표기되는 '아이마라어'를 사용하던 아이마라 부족들이 
스페인어권 문화 기반의 식민 잔재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로마자 대신 새로운 표기법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는데요  



이때 마침 김홍락 전 볼리비아 대사가 주말마다  
아이마라족 사람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있었고,  
단순히 한글을 배우는 것을 넘어  
아이마라어를 한글로 표기해 보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습니다 

사실 아이마라어는 한국어와 계통적으로는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구조적으로는 꽤나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합니다.  

예컨대 'ㅂ'과 유사한 발음인 'b(유성음)'와 
'p(무성음)' 두개로 나뉘는 영어나 스페인어보다는  
한국어의 'ㅂ(유성음)', 'ㅍ(무성음)', 'ㅃ(유기음)' 구조와 더 유사하고, 

아이마라어는 한국어의 주어+목적어+동사 순서와 일치,  
또 우리말처럼 접미사를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이에 울대학교 권재일 언어학과 교수가 이끄는 아이마라어 연구단이  
2012년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해  
2015년 아이마라어에 최적화된 한글 자,모음 표기법을 완성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세 차례에 걸쳐 볼리비아를 직접 방문해  
아이마라어를 사용하는 4개 지역 방언의 음운, 어휘, 문법 구조 등을 조사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펼쳤고,  
우리말에 없는 아이마라어의 자음을 표현하기 위해 새로운 음운 부호를 만드는 등  
아이마라 현지 원주민들이 사용하기에 편리한 한글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는데요. 



단,  
한글을 보급하는 과정이 너무 급진적으로 이루어지면  
현지인들이 일종의 문화 침략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한글 채택 여부는 아이마라어를 구사하는 현지인들이 
직접 사용한 후에 결정하는 것
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과도한 홍보 활동을 자제하는 대신  
인터넷이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아이마라어-한글 입력기를 제작,  
스마트폰에 한글 표기법을 이용해  
아이마라어를 쓸 수 있는 기능을 넣어 선택하도록 하는 방식을 구축
했다고 하네요.  



이러한 한글 사업 틈틈이 외교력을 발휘해  
국내 대학 및 기관과 현지 대학 간의 교육, 문화 협력 등 MOU 체결까지 성사시켜,  
아이마라어 연구단이 프로젝트를 모두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한 뒤에도  
볼리비아 현지에서도 한글 보급 사업이 지속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다고 합니다.  

향후 한글 사용의 지속 여부는 아이마라부족 원주민들이 결정하겠지만,  
이번 아이마라어 연구단의 성과는 민관학 모두가 협력해 
한글 세계화를 추진하는 성공 사례로 꼽히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 같네요.  

TOP2. 솔로몬제도  

오세아니아 남태평양의 파푸아뉴기니 동쪽에 위치,  
과달카날, 뉴조지아 등 수십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 섬나라 솔로몬제도 

공용어인 영어 이외에 토착어와 영어를 결합한 솔로몬 피진어 등  
대략 70여 개 언어가 사용되고 있지만,  
극심한 빈곤과 문자 부재 등의 문제로  
모어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글을 사용하는 우리나라 국민 중 문맹 비율은 1%에 불과하지만, 
솔로몬제도의 문맹률은 무려 99%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읽고 쓸 수도 없는 언어를 사용하는 솔로몬제도 국민들을 위해 
2012년, 유엔 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가 저개발국을 대상으로 하는 

'5W(World, Weather, Water, Wisodm, Welfare)' 사업을 추진하면서  
과달카날 및 말라이타 등 일부 주를 대상으로  
서울대 인문정보연구소와 함께 한글 도입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배우기 쉬운 과학적 표음문자인 한글로 모어를 교육해  
문맹률을 낮추고 교육 기회를 늘려  
단순한 원조가 아닌, 솔로몬제도가 자립적으로 빈곤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데  
본 프로젝트의 뜻깊은 목적이 있었죠. 


 
이호영 교수 등이 현지 민담과 한국 창작동화 '토끼전' 등을 담은 한글 교과서 
 '꽈리아에'와 '코꼬 카리'를 5개월에 걸쳐 제작, 일부 주 지역 학생들에게 배포하고,  
한글 교육을 받은 현지 교사 두 명이 현지 중고등학교 두 곳에서 수업을 시작하는 등  
솔로몬제도의 한글 채택 프로젝트는 한동안 순항을 이어갔습니다.  

이호영 교수팀과 훈민정음학회가 만든 한글 표기법은  
원래 한글의 특징처럼 무엇보다 배우기 쉬웠고, 
또, 소리 그대로를 기호로 나타내기 때문에  
로마자나 아랍어로 적을 수 없는 소리도 표기가 가능하다는 점 역시 
장점으로 작용하며 현지 학생들의 뜨거운 호응을 자아냈다고 합니다. 



또한, 현재까지 추진했던 모든 문자 교육이  
문자 자체의 복잡함 및 어려움,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전부 실패했던 터라  
당국 정부도 이번 한글 도입에 매우 협조적인 태도로 임했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2012년부터 체계적인 방식으로  
연구와 교육이 진행된 솔로몬제도의 한글 표기 채택 프로젝트는, 
이듬해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그동안 예산 7천여만 원을 들여  
교과서를 제작하고, 교원 연수를 하는 등 현지 교육을 진행하다 
1년에 약 2억 원 가까이 소요되는 예산을 마련하지 못해  
한국 유엔협회와 서울대 인문정보연구소의 현지 교육이 잠정 중단된 것인데요.  

다행히도 2015년 한글날을 기념으로  
유니세프 한국지사가 소개한 내용에 따르면  
솔로몬제도 한글 표기문자 채택 지원 사업은 이후 재개돼 교과서 배포는 물론,  
주 2시간씩 한글 수업도 진행되고 있는 것
으로 전해졌습니다. 

TOP 1.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  

2009년, 인도네시아의 어느 섬마을에 한글이 수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한글 수출 1호' 사례로 한동안 여러 매체를 통해 대서특필되기도 했던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을 기억하시나요? 

인도네시아 중부 술라웨시주 부톤섬 바우바우시에 거주하는  
약 7만여 명의 찌아찌아족은  
세계 최대 도서 국가로 알려진 인도네시아 섬에 위치한 곳답게  
(인근에 자리한 섬을 모두 합치면) 무려 1만 7천여 개의 이웃 섬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용 언어 역시 700여 개에 달했지만,  
로마자로 표기하는 인도네시아를 공용어로 채택한 뒤  
소수 민족 언어가 급감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하는데요.  

찌아찌아족에게도 고유 언어는 있지만,  
그 언어를 기록할 문자가 없어  
역사를 비롯한 그 무엇도 기록으로 남길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지난 2005년 전태현 한국외국어대 말레이, 인도네시아어 통번역학과 교수가  
국제학술대회 참석차 찌아찌아족이 거주하고 있는 바우바우시를 방문,  
찌아찌아족에게 한글 사용을 제안하게 됩니다.  



찌아찌아족은 이후 부족장 회의를 열어 
2009년 한글을 부족의 문자로 도입하기로 결정했고,  
언어관리국과 외무부가 찌아찌아족의 한글 사용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하며 
한국 학계의 한글 보급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한글 도입 첫해에는 교재 집필에 참여한 현지인 아비딘 씨가 학생들을 가르쳤고,  
2010년에는 한국인 정덕영 씨가 유일한 한국인 교사로 현지에 파견
무려 10년째 현장을 지키고 있는데요.  
정 씨에 따르면 한 해 300여 명씩, 10년 동안 모두 3천여 명의 학생들에게 한글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물론, 난항을 겪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본격적인 한글 교육이 시작된 1년 만에 한글 나눔 교육이 중단됐고,  
2012년 1월 보다 체계적인 한글 교육을 위해  
현지에 정부 주도의 세종학당이 설립되었으나  
설립 7개월 만에 재정적인 문제로 폐쇄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죠.  

한글 채택 도입 소식이 전해졌을 때   
반짝 쏟아졌던 관심이 하나둘 사라지며 정부 지원금은 연간 수천만 원에 그쳤고,   
한글을 가르치는 교사 역시 정덕영 씨 포함 단 두 명으로,  
찌아찌아 부족민들에게 제대로 된 한글 교육을 진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컸었는데요. 



이후 2013년이 되어서야 순수 민간단체인 '한국찌아찌아문화교류협회'가 설립되면서  
이듬해인 2014년 4월부터 다시 한글 교육이 시작됐고,  
여러 개인 및 단체들의 지속적인 후원과 정성으로  
현재까지 한글 나눔 프로젝트가 이루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지인 강사 두 명의 급여를 충당하기도 벅찬 상황이라고 알려져  
찌아찌아 부족민들에게 제대로 된 한글 교육을 진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컸었는데요. 

찌아찌아족 한글 도입 채택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이번 한글날을 맞아 연합뉴스 특파원이 지난 29일 부톤섬을 직접 찾아가 확인한 결과,  
유일한 한글교사인 정덕영 씨가 정부 지원 없이  
지인들의 소액 후원으로 10년째
 현장을 지키면서  
작년부터는 바우바우시에 이어 25km 떨어진 바따우가군에서도  
한글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한글 교육뿐만 아니라 '한국어' 교육을 원하는  
바우바우시, 바따우가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한국어도 전파 중
이라고 하는데요.  
그동안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배운 학생뿐만 아니라   
한국어를 배운 학생도 1천여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경제적인 문제로 흐지부지될 것으로 전망됐던 찌아찌아부족의 한글 공부.  
우리말 전도사 정덕영 씨와 찌아찌아부족 학생들의 한글 공부에 대한 열의 덕분에  
오히려 확산 중이라니 참 다행입니다.  



흥미롭게도, 문자 수가 너무 많고  
또 어려운 한자로 인해 문맹률이 높은 중국 역시  
1890년대, 1950년대 과거 두 차례나 한글을 공식 문자로 도입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두 차례 모두 조선 말기, 6.25 전쟁 직후로 나라 안팎이 시끄러웠던 터라 
중국 내부에서는 국력이 약한 나라의 문자를 현실적으로 도입하기 어렵다고 판단,  
무산
되고 말았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한글 그 자체의 우수성은 세계 곳곳에서 탐하고 있습니다.   
단 24자만으로 무려 1만 개 넘는 소리를 표기할 수 있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과학적인 언어 
한글의 위대함이 더욱 널리 퍼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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