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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정보

국가 비상사태를 위해 만든 서울의 대피 시설 TO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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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나 천재지변에도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다는 지하 벙커.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이나,  
재난 영화 속에 재미를 더해줄 법한 
아이템 정도로만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실제로 평범한 일반인들이 거니는 서울시 곳곳에  
혹시 모를 위험한 상황을 대비해 마련된  
지하 벙커 등의 대피 시설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 아시나요? 

오늘은 국가 비상 사태를 위해 만든 서울의 대피 시설 TOP3를 알아보겠습니다.

3위 여의도 벙커

국회의사당, 금융감독원, 공영방송사 KBS 등 

국가 핵심 시설이 모여 있는 여의도는  
한때 한국 정치, 경제, 방송계 자체를 '여의도'로 일컬을 만큼  
강한 상징성을 지닌 바 있습니다.   

2000년대에는 대형 쇼핑몰과 호텔 등이 들어서며

관광객들의 발길까지 사로잡고 있는데요. 

여의도에 비밀스러운 지하 벙커가 발견돼 
놀라움을 자아낸 바 있습니다.  

지난 2005년 서울시에서 여의도에 대중교통 환승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현지조사를 진행하던 중 발견된 해당 벙커
는  

지휘대와 화장실, 기계실이 마련된 160평 규모의 공간과  

소파, 화장실, 샤워실을 갖춘 20평 규모의 방 등 

두 개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요.  

마땅한 시설 관리자가 없어 지하 내부에 내시경을 넣어 조사한 끝에  
벙커라는 사실을 확인, 

뒤늦게 언론을 통해 알려졌죠.  

이 벙커는 지하 시설물 도면 등에 기록돼 있지도 않고,  

수도방위사령부에도 해당 기록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박정희 대통령 시절 여의도에서 개최된 '국군의 날' 행사 때  

대통령 등 소위 VIP들의 유사시 대피용 방공호
였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발견 당시 서울시에서는 벙커 자리에  
교통카드 판매소와 매점 등을 만들어  

환승 센터 이용 시민들의 편의시설로 활용할 계획을 밝혔지만,  

벙커가 워낙 지하에 자리한 탓에 유동인구가 적어  
사업성이 약하다는 평가가 내려지면서  

그로부터 약 10년 간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방치됐는데요.  

활용 방법을 고심하던 끝에 서울시는 벙커의 역사적 상징성을 고려하여  

지난 2017년부터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습니다.  

'SEMA 벙커'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재탄생한 여의도 지하벙커는  

다양한 설치 미술품은 물론,  

대통령의 전용 세면대나 변기 등을 발견 당시 그대로 전시하며  

독특한 근현대사 명소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하네요.

2위 경희궁 방공호  

전쟁 시 적의 항공기 공습이나 미사일 등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땅 속에 파 놓은 굴을 '방공호'라 부릅니다.  

식민 지배의 역사와 전쟁의 현장이 고스란히 깃들어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종종 건물을 새로 짓는 공사 과정에서  
수십 년 전에 지어진 방공호가 발견되곤 하죠.  

심지어 아름다운 전각들이 즐비해야 할 궁궐에서조차  
일제 강점기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는 방공호가 발견된 바 있습니다.  

흉물스러운 회벽 구조물이 발견된 궁궐은  
조선 5대 궁궐 중에서도 
일제강점기 시대 가장 많이 훼손된 곳으로 알려져있는 경희궁입니다.  

사실, 현재 서울역사박물관 뒷편에 조그맣게 자리한 경희궁은 
원래 서울역사박물관 전체를 포함하는 큰 규모였습니다.  

그러나 1920~30년대를 지나며 담장 일부를 제외, 거의 대부분 훼손된 탓에 
80년대 복원 사업을 거쳐 일부만 다시 지어진 것인데요.  

복원 과정에서 왕과 왕비가 생활하던 공간인 융복전과 회상전 터 바로 옆에서 
이 방공호가 뒤늦게 발견된 것이죠.  

직사각형 모양의 방공호 내부는 길이 107m, 폭 9.3m로  
바닥 면적이 무려 1천m2에 가깝다는데요.  

10개의 방을 둘러싼 터널 형태의 외벽은 폭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3m 두께로 만들어졌습니다.  

서울시 관계자에 의하면 이 방공호는 
1944년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통신시설로 사용
하기 위해  
조선총독부 체신부 직원들과 당시 경성중학교 학생들을 동원해 지어졌다고 합니다.  

완공된 그 해에 일제가 패망하면서  
사실상 한 차례도 사용되지 않고 65년 넘게 방치돼 왔다는데,  

2000년대 초반 서울시에서 철거 계획을 세우기도 했지만  
아픈 역사도 남겨야 한다는 주장에 따라 계속 보전하고 있으며, 

현재는 근현대 유물을 보관하는 수장고이자 
비정기적으로 근현대 역사 전시회장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1위 스위스 대사관  

2017년 신축 공사 당시 목재 대들보와 넓은 앞마당, 처마 등  
전통적인 한옥 방식을 대사관 건물에 그대로 접목하며  
화제를 모은 스위스 대사관.  

한국인들의 남다른 주목을 받은 건  
비단 건물 디자인 때문만은 아닙니다.  

건물 완공 후 2019년 공식 개관식을 진행하며 뒤늦게 
건물 내부에 전시에 대비한 방공호가 설치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대사관 건물 지하에 해먹 형태의 4단 침대와 창고 등이 갖춰진  
이른바 '핵 방공호'가 완비되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북한의 핵공격 상황을 가정해 마련한 것 아니냐는 의아한 반응과 함께 
365일 북한과 지척에서 마주하며 생활하고 있는 한국인들은 정작 가만히 있는데,  
스위스에서 웬 호들갑이냐는 볼멘 목소리도 이어졌죠. 

그러나 스위스 대사관에서 북한의 핵 공격이 우려돼  
특수하게 방공호를 지은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본래 스위스는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는 아니지만,  
핵 전쟁에 대한 대비는 철저한 국가로 알려져 있는데요.  

1963년 통과된 스위스 민방위법에 의하면  

"모든 주민은 거주지에서 빠른 시간 내에 접근할 수 있는  
보호처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라고 명시돼 있다고 합니다. 

미국과 소련의 핵 대결이 한창 악화되던 때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영세중립국' 스위스가  

핵 전쟁 등 전시에 대비해  
이런 법령을 만든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는데요.  

이때부터 스위스에서는 새 건물을 지을 때 핵 방공호 건축을 의무화하여  
주민 거주지와 병원 등 공공시설에 약 30만 개의 방공호를 구축하고 있으며,  
5천여 개의 공용 방공호도 따로 설치
돼 있다고 합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어느 스위스 대사관을 가도 방공호가 있다고 하니,  
북한의 핵 공격을 의식해 만들었다는 건 단순 루머인 것 같네요.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일상을 보내고 있는 도심 한복판에  
특수 제작된 방공호, 지하벙커와 같은 대피 시설이 존재한다니  
참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얼마나 많은 대피 시설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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