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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정보

치사량을 넘겨버린 국뽕 예능프로 TO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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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  
애국심을 뿜뿜! 하게 만드는 각종 콘텐츠나  
그 콘텐츠를 보는 행위를 일컬어  
이른바 '국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죠.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자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건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사회 문제나 현안에 대한 관심은 안중에 없는 
무분별한 찬양은 문제가 될 텐데요. 


특히 방송 프로그램에서  
노골적으로 국뽕을 유도하는 건 더욱 부담스럽기 마련인데, 

지난 몇 년 사이 온라인을 통해 번진 국뽕 열풍과 함께  
외국인을 소재로 한 예능이 성행하면서 
도를 넘은 국뽕 연출로 무장한 프로그램들이 속속 등장,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오늘은 <치사량을 넘겨버린 국뽕 예능 프로 TOP3>에 대해 알아볼게요! 

 

3위 국경없는 포차

대한민국 유명 셀럽들이 해외 현지에서 식당을 여는 <윤식당>부터  
한국식 중국 음식을 해외에서 푸드트럭으로 판매하는 <현지에서 먹힐까>까지! 

한국 음식 문화를 외국인들에게 널리 알리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의 잇단 성공에 힘입어 
지난 2018년, 내친김에 포장마차 컨셉의 술집을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등장했습니다. 
  
제목부터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국경없는 포차>인데요. 


국경없는 포차는 '한국의 맛과 정을 듬뿍 실은 포장마차가  
국경을 넘어 해외로 떠난다'는 이색적인 포맷으로
방영 전부터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스러운 것을 넘어 민망하고  
심지어 당혹스럽기까지 했습니다. 


프랑스 파리, 덴마크 코펜하겐 등 
유럽 각지를 방문해 포장마차를 열고 
현지에서 만난 외국인들의 반응을 담아내는 과정에서  
한국인조차 감당하기 힘든 다량의 국뽕을 쏟아부은 것인데요.  

길을 걷다 우연히 들어왔다는 한 20대 영국인 커플이 
출연자 안정환을 단번에 축구 선수로 알아보며  
"2002년 월드컵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골든 골을 넣었다"고 외치거나, 

프랑스인 뮤지션 커플이 포차 손님들을 위해 故 김광석의 <거리에서>를  
무려 프랑스어로 번안해서 부르는 장면은  
의심의 여지 없이 '주작'이라는 반응을 자아냈죠. 


심지어 한 덴마크 여성은 자신이 아시아 유교를 공부한다며 
K-POP이 아니라'퇴계 이황'을 좋아한다는,  
믿기 힘든 말을 전합니다. 

뭐, 물론 우연의 일치로  
한국 방송사에서 진행하는 관찰 예능프로그램 촬영장에 
퇴계 이황을 좋아하는 덴마크 사람이  
지나칠 확률도 아예 배제할 순 없겠지만, 

이런 작위적인 장면들이 거의 매회, 
잊을만 하면 등장했다는 점에서  
주작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외에도 프랑스 유명 배우인 '라파엘 페르소나즈'와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역시 또 우연히 포차에 등장하는 장면에서  
시청자들의 오그라든 손발은 남아나질 않았죠.   

이후 국경없는 포차에 등장한 한 외국인과  
과거 서강대학교에서 만난 적 있다는 한 네티즌이 제보의 글을 남기며  
제작진이 사전에 출연자들을 섭외한 정황이 드러났고,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하며  
시작과 달리 쓸쓸하게 퇴장해야 했습니다. 

2위 행복난민

우리나라는 OECD 국가 평균보다 무려 한 달 반이나 더 일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긴 근로시간을 자랑하죠.  

근무 시간은 짧고, 휴가는 길기로 유명한 
여러 유럽 국가에 대한 관심과 부러움이 커지는 한편,  
어떻게 이런 시스템이 가능할까 궁금증이 들기도 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의문을 품고  
유럽 제일의 복지국가 덴마크로 떠난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지난 2017년 방영된 
tvN 예능 다큐멘터리 <행복난민>입니다. 

정치인 심상정과 작가 장강명, 배우 박재민으로 구성된 
이른바 '난민 패밀리'가 덴마크에 직접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문제점과 해법을 고민하며 한국에 적용할 수 있는  
행복 조건을 찾는다는 색다른 컨셉의 프로그램이었죠. 

그렇지 않아도 근무 시간과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사회적 목소리가 전에 없이 커진 상황에서  
참으로 시의적절한 프로그램이라는 반응과 함께  
큰 기대를 모은 행복난민! 


하지만 프로그램의 취지와 완성도와는 별개로  
황당한 장면이 전파를 타며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아야 했습니다. 

출연자들이 길을 거닐던 중 덴마크 현지인들이  
심상정 의원을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로  
단박에 알아보며 악수를 청하고,  
사진을 요청하는 기이한 풍경이 펼쳐진 것인데요. 

미국처럼 트럼프 대 바이든의 양자 대결 구도도 아니고... 


다섯 명이 넘는 후보가 대결을 펼쳤던  
대한민국 19대 대통령 선거를 아주 유심히 지켜본 사람들이  
같은 날 같은 장소를 우연히 지나친 걸까요? 

누가 봐도 주작과 연출로 빚어진 풍경이 민망할 따름인데, 
해당 장면을 보면 심상정 의원 본인은  
조작 상황을 모르는 눈치인 것도 같습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덴마크 대선 후보가  
우리나라 명동에서 방송을 촬영할 때  
과연 알아보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싶은데요. 

제작진 입장에서는 한국의 달라진 위상, 
입지를 한 번에 표현하는 장면을 선보이고도 싶었겠지만,  
굳이 '다큐멘터리'를 표방한 프로그램에서  
이토록 티나는 국뽕 장면을 연출할 필요가 있었을지  
아쉬움이 남네요. 

 

1위 아이앰 김치

치사량을 넘겨버린 국뽕 예능 프로그램 마지막!  

2019년 방영된,  
제목부터 국뽕 냄새가 솔솔 풍기는 
<아이앰 김치>입니다. 

아이앰 김치는 서로 다른 식문화를 지닌 전세계 사람들의 식탁에 
김치가 올라가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관찰형 예능 프로그램으로, 

대한민국 대표 음식 '김치'와 '외국인'이 만났다는 점에서  
방영 전부터 과도한 국뽕을 우려한  
시청자들의 회의적인 반응을 자아냈는데요. 


이미 수많은 국뽕 연출 프로그램으로 지칠대로 지친 시청자들에게 
김치를 매개로 '두유 노 김치?'를 시전할 아이앰 김치가  
진부하게 느껴지는 건 당연했습니다.  

더욱이 한국인인 우리야 김치를 매일 접해서 거부감이 거의 없지만 
외국인들이 먹기엔 냄새도 강하고 맛도 매운 김치를 
한국의 대표 음식으로 활용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올드하다는 평가도 이어졌죠.  


이와 동시에 "양념치킨이나 불고기도 있는데 왜 하필 김치냐" 
"모든 나라에 한두 개 있는 발효음식을 왜 자꾸 어필하는 거냐"  
방송도 되기 전부터 국뽕계 최고 존엄으로 불리며  
네티즌들의 조롱과 지적을 받은 아이앰 김치! 

국뽕으로 시작해서 국뽕으로 끝날 줄알았던 아이앰 김치는 
첫방송 후 의외의 평가를 자아냈는데요. 


방송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김치를 무조건 찬양하는 외국인들이 등장하는 
김치 홍보 영상 스타일일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실제 방송은 달랐습니다. 

깍두기를 보며 "무는 가축 사료다. 다음 생에 도전해보겠다"라며  
김치를 격하게 거부하는 외국인들의 모습도 가감 없이 노출시키는 등  
김치에 대한 외국인들의 정직한 평가와 다양한 생각을 들어보는  
객관적인 구성이 주요 포인트였는데요. 

물론, 한국인들의 일상 반찬인 김치를 외국인들이 먹고  
반응하는 모습을 보는 게 지겹고 일차원적이라는  
부정적인 반응도 여전했지만 
김치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받은 몇 안되는 프로그램으로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하네요. 


최근 난무하는 국뽕 콘텐츠에  
반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반국뽕' 콘텐츠도 증가하고 있죠.  

과한 국뽕으로 보는 사람 마저 얼굴을 붉히게 만드는 것도 지양해야겠지만, 
괜한 반발심으로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것  
역시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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