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것 TOP3

시대 변화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는 기술의 종류도 다양해집니다.

이렇듯 새롭게 생겨나는 기술, 서비스들이 있다면
자연히 사라지는 것들도 있게 마련이죠.

유달리 다사다난한 2020년 올해,
오랜 역사를 뒤로 한 채 사라졌지만
일반 대중들에게 그 사실이 미처 알려지지 않은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오늘은 2020년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것 TOP3를 알아보겠습니다.

3위 도전 골든벨

50명의 고등학생들이 퀴즈 격전을 벌였던 KBS <도전 골든벨> 은
지난 1999년 첫방송을 시작으로 2020년 최근까지
장장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시청자의 곁을 지켜왔습니다.

무엇보다 <도전 골든벨>은
단순히 퀴즈 게임을 통해 우승자를 뽑는 데에 중점을 두지 않고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학생들의 재치와 감각,
통통 튀는 문화 등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 연령대의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아왔는데요.

그러나 KBS 대표 장수 프로그램으로서의 명성이 무색하게도
지난 6월 소리소문 없이 종영되었다고 합니다.

프로그램 폐지의 직접적인 이유는
다름 아닌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인데요.

수십 명의 학생들이 한 공간에 모여 앉아
퀴즈를 풀어야 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감염이 우려돼 대면 녹화를 할 수 없는 상황!

이에 도전 골든벨 제작진 측은 장기간 휴방을 결정하고
그동안 골든벨을 울린 OB 초청 특집이나 온라인 골든벨 등
비대면 구성의 스페셜 방송을 이어갔지만
기존과 다른 구성에 시청자들이 거부감을 느낀 탓인지
평균 5%대의 시청률에서 2%대로 급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합니다.

더욱이 언제 정상 등교가 가능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프로그램 제작을 지속하기란 쉽지 않았고,
결국 종영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데요.

KBS 관계자에 의하면 학생들의 등교가 완전히 정상화 됐을 때
골든벨 방송도 재개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지만,
현재로서는 기약 없는 제작 중단 상태가 지속되다
결국 잠정 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2위 쥬니어네이버 아바타랜드

초고속 인터넷을 필두로 각종 온라인 서비스가
이제 막 기지개를 펼 무렵이던 2000년대 초입!

90년대 생으로 이 시기 초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분들이라면
어린이 포털사이트 쥬니어네이버가 친숙하실텐데요.

그중에서도 자기만의 아바타를 무료로 만들어
개성을 뽐낼 수 있는 '아바타랜드'는
이것저것 꾸미기 좋아하는 초딩들의 취향을 저격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죠.

하지만 서비스 개시 20여년 만에 중단되며
'분신'을 잃은 많은 라떼들의 아쉬움을 자아냈습니다.

지난 9월 1일부로 아바타랜드 서비스의
영구 종료 의사를 밝힌 쥬니어네이버 측에서는
서비스 기반 프로그램인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의 종료로
서비스를 끝내게 됐다고 전했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

2010년도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어린이들까지도 스마트폰, 태블릿 PC를 이용한 인터넷에 익숙해졌고
별도의 모바일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쥬니버 아바타랜드 서비스의 입지는 점차 좁아져 갈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런 와중에 쥬니버 서비스를 찾는 주 고객층은
아이들보다 추억을 회상하기 위해
사이트를 방문하는 성인들이 대다수였고,

더 이상 어린이 포털 사이트로서의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의 종료가 맞물리며
완전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고 볼 수 있죠.

쥬니버에서 아바타랜드와 함께
항상 아이들의 발길이 끊이질 알았던 '동물농장'과 '게임랜드' 역시
비슷한 이유로 2016년과 지난해 각각 서비스 종료를 맞게 됐습니다.

유년시절 추억의 한 페이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 같아 너무 아쉽네요.

1위 주민번호 지역코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13자리 주민등록번호!

앞 6자리가 생년월일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모르는 분은 없을 것 같은데,
뒤 7자리 숫자에도 주민번호 소지자를 특정할 수 있는
번호가 숨어 있다는 사실, 아시나요?

첫 번째는 성별, 그 다음 숫자 네개는 지역번호, 다섯 번째 숫자는 등록순서,
그리고 마지막 검증번호로 구성된 기존 주민번호 구성은
지난 1975년 13자리 주민등록번호 시스템이 도입된 후
45년간 쓰이고 있는데요.

그러나 오는 10월부터
앞 6자리를 뺀 나머지 7자리 숫자를 구성하는 방식에
대대적인 변화가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성별을 나타내는 맨 첫 번째 숫자만 빼고
지역번호를 비롯한 등록순서와 검증번호도 사라진다고 하는데요.

그동안 주민등록번호에 지역 정보가 포함되면서
여러 문제가 제기된 바 있습니다.

주민등록번호만으로도
번호를 부여받은 사람이 어떤 지역 출신인지를 알 수 있어
특정 지역 출신에 대한 차별을 조장할 수 있다는 게 가장 대표적인데요.

일례로 탈북 주민에게 부여하는 특정 지역번호 '25'와 같은
김포, 안성, 수원 등에서 출생한 사람들의 경우
국외 비자 발급이나 입국 거부를 받는 사례가 종종 있었죠.

아울러 생년월일과 성별, 출생 읍과 면, 동 번호만 알면
특정인의 주민번호 거의 대부분을 유추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개인정보 침해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이에 행정안전부에서는 뒤 7자리 숫자 중
첫 번째 성별 숫자만 제외한 나머지 숫자를
모두 랜덤으로 부여하는 임의번호 시스템으로 변경,
45년 만에 주민등록번호 개편이 이루어진다고 하네요.

참고로 기존 국민은 현재 주민번호를 그대로 사용하되,
2020년 10월 이후 새로 태어난 아기와 범죄 피해로 인해
불가피하게 주민번호를 변경해야 하는 사람들만
개편된 주민번호 적용 대상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오늘은 소식을 듣자마자 아쉬움이 밀려오기도 하고,
왜 이제서야 시행된 건지 반갑기도 한
2020년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것들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한 사회가 발전을 거듭하려면 일시적인 변화와
그로 인해 유발되는 불편은 불가피하다고들 하죠.

존재하던 것들이 사라지면서 일부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고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느껴질 때도 있겠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과도기라 생각하고,
변화에 능동적인 자세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