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3분 정보

아무것도 못했는데 실격처리된 한국선수 TOP4

반응형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등
단 한 번의 경기에 출전하여 우수한 기량을 떨치고자
짧게는 1년, 길게는 4년간 고된 훈련을 감내해야 하는 운동선수들.

그렇게 오랜 시간 실력을 갈고닦아 출전한 대회에서
황당한 이유로 실격 처리가 된다면 어떨까요?

오늘은 경기 당일, 아무것도 못해보고
허무하게 실격 처리된 한국 선수 TOP4
를 알아보겠습니다.

TOP 4. 허승욱

1994년 노르웨이에서 개최된 릴레함메르 동계 올림픽에서는
어이없는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활강 종목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허승욱 선수가
스타트 지점까지 올라갔다가 가파른 활강 경기장을 보고
'무섭다'는 이유로 경기를 포기한 것
인데요.

이날만 바라보고 4년간 절치부심했을 텐데, 슬로프가 무서워 내려오다니
선뜻 이해가 되질 않는데요.



다소 황당한 이 일화는당시만 해도 열악한 국내 스키 종목 여건상
국내에서 진행된 훈련과 경기 현장의 차이에서 발생한 부담감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추측되며
허승욱 선수의 약한 멘탈을 비난하는 분위기와 다독이는 분위기가 대립하기도 했었습니다.

경기를 포기하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겁쟁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힘든 나날을 보내다 2006년 쓸쓸하게 선수 생활을 은퇴한 허승욱 선수.
하지만 진실은 밝혀지는 법이죠.



근 20여 년만인 2016년, 허승욱 선수의 충격적인 고백을 통해 이 해프닝의 전말이 드러났습니다.
당시 가파른 슬로프가 무서워서 내려가지 못한 것이 아니라,
경기 준비를 운영하는 대표팀이 국제스키연맹(FIS)의 공문 내용을 착각해서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
인데요.

1994년 동계올림픽 규정이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종목별로 500위 안에 드는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도록 진작에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지하지 못했던 대표팀이
500위권 밖에 있던 허승욱 선수를 출전시키며 경기 당일 실격 처리를 당했다는 것이었죠.



이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무서워서 포기했다고 말한 이유에 대해서는
"대표팀이 대회 규정도 몰랐다며 나라 망신을 당하는 것보다
내 공포심 탓으로 돌리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는데요.

빙상연맹의 어이없는 실수로
우리나라 최초의 활강 국가대표가

실격 선수가 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국민들의 분노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TOP 3. 이상화

올림픽 2연패 기록을 지닌 우리나라 최고의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로,
'빙속 여제'라 불리며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2010, 2014, 2018 동계올림픽 3개 대회 연속으로 시상대에 오르는
신기록을 수립하기도 한 전 국가대표 이상화 선수.

그간 별다른 부침 없이 승승장구한 것 같은 그녀에게도
빙상연맹의 규정 미숙으로 인해 황당한 실격 처리 사건이 벌어진 바 있습니다.



지난 2015년 제50회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 스케이팅선수권 대회
여자 500m에 출전한 이상화 선수

출전 선수 13명 중 가장 좋은 기록을 냈지만, 실격되는 황당한 상황을 맞았는데요.

2차 레이스가 진행되는 도중
흘러내린 암밴드를 임의로 떼어낸 게 화근이었습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상 선수는 인·아웃코스를 구분하는 암밴드를,
자연스럽게 빠지는 상황을 제외하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오른쪽 팔에 착용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속도가 나면서 암밴드가 빠질까 걱정한 이상화 선수가 이를 임의로 빼 빙판으로 던지면서
심판들이 논의에 들어갔고, 결국 실격 처리가 된 것
이죠.

일견 이상화 선수의 개인 실수로 실격을 당한 것 같지만,
암밴드 규정은 지도자들이 선수들에게 숙지시켜야 하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자주 벌어지는 경우가 아니라는 이유로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 및 지도자들은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결국 실격 사유에 해당하며 황당한 처분이 내려졌죠.

"어쩔 수 없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이상화 선수는
해당 실격 처리로 인해 다음 대회인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시리즈에서
주종목인 여자 500m에 출전할 수 없게 될 뻔한 위기에 처하며
한동안 마음고생을 해야 했습니다.

TOP 2. 이승훈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로 총 다섯 개의 올림픽 메달을 거머쥐며
아시아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중 최다 올림픽 메달을 따낸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이승훈 선수 역시 빙상연맹 실수의 피해자 중 한 명입니다.

여러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지정 레인 없이 순위를 가리는 매스스타트 종목에서
2015 시즌 세계 랭킹 1위에 올랐으나

같은 해 캐나다 캘거리에서 개최된
ISU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매스스타트 종목에 출전하여 실격, 랭킹 7위로 내려앉아야 했는데요.



실격 사유는 다름 아닌 빙상연맹에서 지급한 정식 유니폼의 훼손 때문이었습니다.
이승훈 선수가 레이스 직전에 경기복을 착용하다 지퍼 부분이 갑자기 찢어졌고
규정 위반 사유에 해당하며 출전 자격을 잃게 된 것인데요.

선수 유니폼을 대체 어떻게 만들었길래 복착 과정에서 찢어지게 된 걸까요?

대회가 개최되기 3개월 전인 2015년 8월,
국제빙상연맹에서는 선수들끼리 몸싸움을 벌일 우려가 있는 매스스타트 경기에서
선수들이 스케이트 날에 베이는 부상을 막기 위해
자상 방지용 '방탄 소재' 유니폼 착용을 필수로, 규정을 변경
고지했습니다.



그러나 빙상 연맹에서는 대회 출국 1주일을 앞둔 10월 말 대표 선발전을 개최하며,
주문부터 제작까지 최소 2주가 소요되는 특수 경기복을 그제서야 뒤늦게 주문한 것이죠.

통상 새 유니폼을 지급받으면 일정 기간 경기복에 적응하는 적응 훈련 기간을 거치게 마련이지만
이승훈 선수는 결국 사전 테스트나 시착도 한 번 해보지 못한 채
캘거리 현지에서 유니폼을 지급
받아야 했는데요.



하지만 경기를 앞두고 입은 유니폼은 작아도 너무 작았습니다.
결국 타이트한 재질의 경기복을 억지로 입어보려다 유니폼이 찢어졌고,

이전 시즌 세계랭킹 1위를 기록한 유력 우승 후보가
경기에 나서지도 못한 채 0점 처리되며 캘거리 현지에서 구경꾼 신세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당시 빙상연맹의 한 고위 관계자는
"규정이 바뀌는 건 알고 있었지만 국가대표 선발전 일정이 늦어
누가 선수로 나갈지 몰랐기에 주문이 늦어졌다"고 해명
했는데,

당시 매스스타트 세계 1위 선수인 이승훈 선수가
국가대표로 선발될 것을 정말 몰랐던 걸까요?

TOP 1. 주니어 쇼트트랙 대표팀

연이은 '삽질'로 국제적 망신을 면치 못한 대한빙상연맹.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기록만큼
이들의 '졸속행정' 역시 세계 최강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2018년에도 계속됐는데요.

피해자는 2018 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주니어쇼트트랙선수권 대회에 출전한 여자 3000m 계주 선수들
이었습니다.

예선 경기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며 러시아와 체코를 제압,
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으나 준결승 시합을 앞두고
한수림 선수가 부상을 당해 계주 참가 선수 4명을 채우지 못한 게 실격 이유였는데요.



여기서 이상한 건 애당초 빙상연맹에서는
이와 같은 부상자 발생을 대비하여
대표팀을 기존 4명에서 5명으로 늘려 폴란드로 떠났다는 사실
입니다.

4명 중 1명이 부상을 당해도 스페어 선수가 있기 때문에 경기 참가에는 문제가 없었을텐데,
가장 좋은 기록으로 준결승 티켓을 따내고도 실격 처리가 된 이유는

역시 규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대한빙상연맹의 속 터지는 실수 때문이었습니다.



국제빙상연맹(ISU)은 주니어 세계선수권 대회 등록 가능 인원은 '4명'이기때문에
"스페어 선수가 한수림을 대체할 수 없다"고 못 박았고,
대한빙상연맹은 ISU 측으로부터 "규정도 몰랐느냐"며 핀잔을 들어야 했죠.

사실, 2018년 진행된 주니어 대표팀 선발전 공지에 기재된 선발 인원은 4명이 맞습니다.
하지만 이 공지에 따라 선발전까지 마친 뒤

갖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상자가 발생하면 예비선수가 필요할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대표팀 인원을 1명씩 늘려 5명을 선발한 것인데요.



이에 규정을 숙지하지 못한 빙상연맹의 졸속 행정에 대한 지적과 더불어
선발 대회에서는 네 명을 뽑겠다 고지한 뒤
변칙적으로 대표팀 엔트리를 다섯 명으로 확장한 그 이유에 대해,
특성 선수 밀어주기라는 각종 의혹
까지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오랜 준비 과정을 거쳐 힘들게 따낸 출전권을
하루아침에 잃어야 하는 선수들의 허무함과 비참함, 누가 달래줄 수 있을까요.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해도 모자랄 판에
연이어 황당한 실수를 저지르는 대한빙상연맹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앞으로도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는 않네요.

반응형